이 번에 소개할 책은 김진혁 교수님의 「우리가 믿는 것들에 대하여」입니다. (사도신경에 대한 여러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저는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사도신경 라틴어 원문의 첫 단어가 Credo인데, ‘나는 믿습니다’의 뜻을 가진 1인칭 단수동사입니다. 저자는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사도신경이 예배에서 공동으로 드리는 신앙고백이기도 한만큼 ‘나’라는 단수형 주어보다는 ‘우리’라는 복수형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어적 용례만 보면, ‘우리’가 공동체성을 더 드러내는 것 같고, ‘나’는 개인주의적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요? 일리가 있습니다. 저자는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 줍니다.
“그는 시편 123:1 (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주께 향하나이다)을 해설하며, 시편 기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이 어떻게 ‘공동체의 노래’가 될 수 있는지 질문합니다…… ‘각각의 사람이 이 시편을 개인적으로 기도하며 읊조릴 때, 여러분 모두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
맞지요. 교회는 그리스도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교회로 부르셨다는 뜻이지요. 그러니까 각기 다른 모습과 형편이지만 똑같은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교회입니다. 나의 하나님이 너의 하나님이 되는 자리이지요. 그러니 저마다 ‘나는 믿습니다’로 예배 드리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울 지 상상해 보세요. 이곳저곳에서 ‘나는 믿습니다. 나는 믿습니다’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요. 그 자리가 교회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저자의 「질문하는 신학」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균형을 잡고, 밀도 있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저자의 유려한 문장은 덤이고요. 꼭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