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책들

백필식 목사

이번에 소개할 책은 알리스터 맥그래스(Alister McGrath)의 「십자가란 무엇인가」입니다. 151쪽의 얇은 책이지만 내용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저자는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십자가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이다.”

기독교인에게 이 명제는 ‘아침에 해가 뜬다’만큼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이 당연으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십자가 중심의 신앙으로 하루를 사시나요? 우리에게 십자가는 어떤 의미일까요?

예수님 당시에는 대부분의 유대인들이 종말의 부활을 믿었습니다(사두개파 사람들은 제외하고). 오빠를 무덤에 묻은 누이동생 마르다도 그랬지요. “마르다가 이르되,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요 11:24). 어렴풋한 이 종말이 오늘 나의 시간 속에 들어 온 사건이 ‘십자가’입니다. 맥 그래스는 이 사건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지만 예수의 부활은 마지막 때에서 우리의 역사 속으로 옮겨졌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일어난 일이다.”

종말이 우리의 삶 속에 침투한 사건, 저 멀리 어렴풋한 믿음이 명확해 지게 만든 사건이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여전히 지금 일어난/일어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하고요. 저자는 이 책을 이렇게 마칩니다.

“십자가는 실재하는 세상에서 실재하는 희망을 나타낸다. 그 세상은 사라질 것이나, 그 희망은 영원토록 남아 있을 것이다.”